헌법재판소, ‘안경사만이 안경원 개설’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 ‘안경사만이 안경원 개설’ 합헌 결정: 협회와 5만 안경사의 단합으로 이뤄낸 쾌거; 2021.07.12 10:54 입력

합동취재팀 webmaster@koatimes.com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과 처벌 조항인 동법 30조 1항 6호에 대해 위헌 여부 심판을 진행하던 헌법재판소가 지난 6월 24일 합헌 판결을 내렸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은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을 조제하거나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소(이하 ‘안경업소’라 한다)를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0조 1항 6호는 이를 위반해 안경사 면허 없이 안경업소를 개설한 자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간 위헌법률 심리의 주 쟁점은 법인의 안경업소 개설 제한이 적합한가의 문제였다. 다시 말해 기업의 자율적 시장 경쟁 참여 보장과 국민안보건 및 안경사의 전문성 보호 중 무엇이 더 우선되는가의 문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헌법재판소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 및 30조 1항 6호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이는 국민의 눈 건강권과 안경사의 전문성이 헌법 가치에 더 부합한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로 매우 큰 의의가 있다.     국민안보건 VS 시장논리    작년 5월 제청된 헌법소원은 지난 2016년 모 업체의 대표이사 및 위 법인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안경사가 아닌 자의 안경업소 개설 금지 위반으로 서울중앙지법 1차 판결에서 형사처벌을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형사처벌 판결에 불복한 피고 측은 항소심을 진행했으며, 변호인을 통해 의료기사법 제12조 1항 중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의 판매업소를 개설할 수 없다’ 부분 및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소를 개설할 수없다’ 부분의 위헌여부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으며, 헌법소원의 명분은 직업의 자유 침해 및 해외 콘택트렌즈 직구로 인한 국내 업체의 역차별 등으로 전형적인 시장논리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협회는 지난 2020년 5월에 진행된 공개변론에서 “국내 안경업계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있고 소비자들은 이미 해외보다 저렴한 가격에 안경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법인 안경업소를 허용할 필요성은 크지 않은 반면, 법인 안경업소를 허용할 경우 국민 눈 건강과 소비자 후생에 끼칠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이를 금지한다고 해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반대의견을 피력하였다.    나아가 협회는 법인안경원 개설의 부당성과 위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며, 유사시 상황에 대해 다양한 루트로 대비하고 있었다. 1년간의 심리 끝에 지난 6월 24일 헌법재판소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 및 30조 1항 6호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판결을 내리며 위헌법률심판은 합헌으로 결론지어졌다.     의기법 12조의 정당성 확인   이번 위헌법률심판은 그 자체만으로 안경계에 큰 위기였지만, 결론적으로 국민안보건과 안경사의 전문성과 관련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의 정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특히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합헌의견을 낸 재판관은 “법인 안경업소가 허용되면 영리추구 극대화를 위해 무면허자로 하여금 안경 조제·판매를 하게 하거나 소비자에게 과잉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일탈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고용된 안경사의 책임감이나 윤리성 등이 감소하며, 안경 조제·판매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는 결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자본을 가진 비안경사들이 법인의 형태로 안경시장을 장악하면 자본력이 약한 개인 안경업소들은 폐업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안경업소 접근성이 약화되고 안경사와 안경소비자 간 인적·지속적 신뢰관계 형성이 어렵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안경 유통 및 판매의 독과점화를 낳게 되는데, 그 경우 국민들의 안경 구매비용 상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비대면 서비스 영역의 확장과 정부의 규제완화 등으로 안경 업계 또한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의견은 향후 업권 확립과 국민안보건 사수의 청신호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의견이다.      이번 합헌 판결과 관련해 김종석 협회장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판결이 나왔다”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안경사와 안경원 외의 시력보정용 안경 취급을 제한한 것은 무분별한 구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보건 위험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이는 절대 자본논리와 타협할 수 없는 분야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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