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계의 발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안경계의 발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2023.02.10 11:29 입력

백인기 bik86@optic.or.kr

<o:p></o:p>안경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고질적으로 지적되어 온 문제였다. 근래 근무환경 개선에 많은 안경사들의 동참이 이어지며 과거에 비해 변화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다수의 안경원에선 장시간 근로와 비정기적 휴무를 고수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문제는 열악한 근무환경은 안경사의 삶의 질 저하, 인력난, 전문성 저하로 이어져 업계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o:p></o:p> 열악한 근무환경, 업권의 약화로 이어져    <o:p></o:p>주 6일 이상 근무, 10~11시간 근로, 현재도 다수의 안경원이 고수하고 있는 근로시간이다. 주 60시간에 육박하는 근로시간으로 안경사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해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7시간으로 집계되었으며, 상대적으로 과도한 근무시간을 유지하고 있는 직군인 약사의 경우 주당 평균 50.4시간의 근로시간이 집계되었다. 이보다 앞선 2016년 발표된 보건인력의 평균 근로 시간은 49.8시간으로 집계되었다. 이를 통해 볼 때 안경사는 타 보건직군에 비해 약 10시간에서 20시간 가까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선 안경원들이 장시간 근로를 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 이탈과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다. 고객 수요 감소로 매출에 타격을 입음은 물론, 타 안경원과의 경쟁 관계에서 도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안경원 셔터를 일찍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와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다. 장시간 노동으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시간 확보가 불가능해 일선 안경사들의 질적 하락이 초래될 수 있다는 거다. 더욱이 열악한 근무환경은 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가속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도 지적한다. 실제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2·30대 안경사 사이에선 열악한 근무환경을 이유로 업계를 이탈하는 현상까지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과도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한 과도한 노동이 업권을 약화 시키고 안경사의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근무환경 개선, 개인과 업계의 발전으로 이어져   <o:p></o:p>그렇다면 실제 근무시간 단축을 시행한 안경원들은 어떠할까? 지난해 협회에서 실시한 ‘안경원 단축근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미 단축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안경원 대다수가 매출하락이나 고객 이탈 현상을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 소재의 한 안경사는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건비, 부대비용이 줄어 안경원 경영에 효율성이 늘었다”고 전했으며, 인천 소재의 한 안경사는 “저녁 여유시간을 통해 가족과의 여가는 물론, 개인 정비를 할 수 있어 업무 능률이 오르는 것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근무시간 단축이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업계가 맞이하고 있는 장기불황과 물가 상승, 인력난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근무시간 단축이 단순히 안경사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넘어, 새로운 활로의 가능성 또한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협회는 안경계의 근무시간 단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각 시도안경사회와 연계해 ‘안경원 근무 시간 단축’을 위한 분회 단위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SNS와 커뮤니티를 통한 독려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이와는 별도로 윤리위원회와 법무팀을 가동해 유통질서 문란과 불법광고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로 무분별한 경쟁 제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선 안경사들의 참여다. 다른 안경원부터가 아닌 나부터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 없이는 안경계의 전반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일구어 낼 수 없다. 물론, 지금까지 고수해온 근무환경을 한 번에 변화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근무환경 개선이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안경업계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거시적인 안목으로 함께 동참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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