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보건의 또 다른 덫, C/L 픽업서비스

국민안보건의 또 다른 덫, C/L 픽업서비스: 2023.08.10 15:27 입력

백인기 bik86@optic.or.kr

<o:p></o:p>콘택트렌즈 분야와 관련해 외부의 업권 침탈 시도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국민제안 TOP 10 정책' 후보로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구매 허용’ 건이 포함되었으며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 금지 법안에 대한 위헌심리가 헌재에서 진행되는 등 위기의 연속이었다. 물론, 협회를 비롯한 안경계 전반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지금껏 업권과 국민안보건을 지킬 수 있었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안경계 내부적으로도 해당 분야의 업권을 훼손하는 사례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콘택트렌즈 픽업서비스가 퍼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픽업서비스는 업권 내부적으로는 출혈경쟁을 야기하고 외적으로는 온라인 판매의 빌미를 줄 수 있어 국민안보건에 심각한 덫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o:p></o:p> 안경원을 단순 판매처로 만드는 픽업서비스   <o:p></o:p>현행 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콘택트렌즈는 사이버몰 등으로부터 구매 또는 배송을 대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거래할 수 없으며, 안경업소에서만 판매하여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더욱이 안경사가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는 경우에도 콘택트렌즈의 사용방법과 유통기한 및 부작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콘택트렌즈가 국민안보건과 직결되는 의료기기임을 분명히 하고, 그 취급과 유통, 관리에 있어 전문가를 통해 엄격히 다뤄져야 함을 제도적으로 명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비웃듯 최근 일부 업체가 픽업서비스로 고객을 유인 알선하는 행위를 자행해 문제가 되고 있다. 픽업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가 취하는 방식은 O2O(Online to Offline) 방식이다. 의료기사법상 콘택트렌즈는 직접 판매가 불가하기에 일부 안경원과 제휴를 맺고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제휴 안경원에서 수령하게 알선하는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눈을 관리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합한 콘택트렌즈를 제공해야 할 안경원이 단순 판매처로 전락하는 구조인 것이다.   <o:p></o:p> 안보건과 업권 무너트려   <o:p></o:p>이러한 픽업서비스 영업이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국민안보건에 심각한 위험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 있다. 콘택트렌즈의 경우 안구와 직접 맞닿는 의료기기로 이에 특화된 메커니즘이 반영된 검사와 처방이 수반되어야 하며, 관리부주의 시 각막염, 결막충혈 등의 안질환이 발생될 수 있어 전문가를 통한 취급과 안내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픽업서비스는 구매 과정 중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렌즈와 도수를 선택하고 안경원에서 단순 수령하는 형태다. 이는 검안, 상담, 제품 착용 시 주의사항 안내 등의 과정이 축소화된다는 점에서 안보건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는 온라인 판매의 가속화를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이미 서두에서 언급했듯 콘택트렌즈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을 비롯하여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외부세력의 업권 침탈 시도가 빈번한 영역이다. 그런데 온라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두고있으며, 안경사의 역할을 단순 판매자로서 부각시킨 픽업서비스는 그간 안경계가 저지해온 온라인 판매의 근거를 역으로 제시해 주는 행태라는 면에서 매우 위험한 사안이다.   <o:p></o:p> 올바른 콘택트렌즈 유통을 위한 노력 필요   <o:p></o:p>물론 현재 협회에서는 픽업서비스와 관련해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해나가고 있으며, 제도정책위원회에선 근절을 위한 정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제도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영일 수석부회장은 “여러 현안 중에서도 픽업서비스 문제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며, “해당 안건은 고객 유인 알선 행위로 보고 있으며, 향후 온라인판매와 관련해 더욱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기에 반드시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협회의 정책적 움직임과 더불어 일선 안경사의 노력 및 의식 확립도 중요한 부분이다. 애초에 픽업서비스 문제가 비화된 것은 이에 동참한 일부 안경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를 시발점으로 향후 콘택트렌즈의 온라인판매가 가능해진다면 설자리를 잃는 것은 결국 안경사 스스로가 될 것이다. 더욱이 안경사가 가진 전문성과 국민안보건을 생각할 때 무분별한 유통을 조장하는 픽업서비스는 안경사의 전문성을 스스로 먹칠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결코 동참해서도 안되며 철저히 배격해야 될 악수인 것이다. 오히려 업권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소비자의 올바른 콘택트렌즈 착용을 계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안경사는 국민의 안보건을 책임지는 막중한 책임과 역할이 있다. 이 점을 주지하고 콘택트렌즈의 안전한 유통과 국민의 눈 건강을 위해 모두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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