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준비하며 변화 도모해야

안경사,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준비하며 변화 도모해야: 2023.09.12 16:49 입력

김정수 ash@optic.or.kr

의식개혁으로 진일보한 미래 맞이할 수 있어 안경사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34주년을 맞이했다. 안경사 제도를 기반으로, 특정한 자격 없이 누구나 접근 가능했던 안경인에서 국가면허 소지자인 안경사로 변모하며 업계는 그간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일궈냈다. 이는 아무런 노력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결과가 아니다. 과거 선배들이 더 나은 앞으로를 꿈꾸며 업권을 공고히 하고 후배들에게 양질의 환경을 물려주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며, 동시에 후배들이 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의 현재는 어떨까. 과도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진흙탕 속에서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는 내홍을 겪고 있다. 아울러, 안경사 고유의 업권을 침탈하고자 하는 외부세력의 위협과 정부의 규제완화 시도가 반복되며 내외부 모두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그저 각자도생으로만 나간다면 업계의 앞날은 결코 밝을 수 없다.   <o:p></o:p>   <o:p></o:p> <div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img alt="안경사,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준비하며 변화 도모해야" src="http://koatimes.com/wysiwyg/PEG/se2_16945048966416.jpg" title="042-047 기획1.jpg"></div>   안경사의 과거, 현재, 그리고…   <o:p></o:p>1989년은 안경사들에게 매우 의미 깊은 해다. 서울 88체육관에서 ‘범안경인 전국 궐기대회’가 진행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행 안경사 제도가 정립됐기 때문이다. 안경사 제도 도입 이전에는 ‘안경사’라는 호칭도 없었을뿐더러, 안경원에서 하는 시력검안은 불법이었고 오직 안과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안경을 조제·판매할 수 있었다. 또한 의료용구판매업 허가만 받으면 누구나 안경원을 운영할 수 있는 문제점도 존재했다. 이에 1974년 발족한 ‘대한안경인협회’를 중심으로 투쟁에 가까운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각고의 노력 끝에 1987년 10월 안경사 제도가 정기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이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안경을 소지하지 못한 이나 처음 안경을 맞추려는 이에게는 굴절검사를 할 수 없고, 자격증이 없는 이도 안경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에 당시 협회에서는 ‘안경사법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법적 대응은 물론 언론에 성명을 발표했으며, 각 시도안경사회에서도 안경사법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1989년 9월 28일 열린 ‘범안경인 전국 궐기대회’에서는 전국에서 올라온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당시 의료기사법의 부당함을 한 목소리로 외쳤으며, 이는 결국 그해 12월 의료기사법 개정으로 이어지며 안경사가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현행 안경사 제도가 완성됐다. 이후 안경업계는 양적·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룩하며 안경사는 국민의 시력관리를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렇다면, 34년이 지난 지금의 안경업계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업계인들이 공감하듯, 안경사는 사회적 역할과 전문성에 비해 안보건 전문가보다는 안경 판매자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이는 자초한 일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가면허는 물론 비전문가들은 따라할 수 없는 고유의 지식과 기술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전문성이 아닌 가격을 내세워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전히 많은 안경원이 ‘원가’, ‘0원’, ‘00% 할인’ 등으로 점철된 과장·허위광고와 안경원 전면을 덮는 옥외광고, 불법 차량광고 등으로 업계질서를 혼란시키고 국민의 불신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안경사가 국가면허를 소지한 안보건 전문가임을 외쳐봤자 공감을 얻기 어려우며, 이는 결국 과거 피나는 노력으로 쟁취한 안경사의 업권과 입지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국민 인식은 곧 정부의 정책 수립과 국회의 법안 발의로 이어지며, 외부세력의 업권 진출을 가시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o:p></o:p>   <o:p></o:p> <div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img alt="안경사,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준비하며 변화 도모해야" src="http://koatimes.com/wysiwyg/PEG/se2_16945049236637.jpg" title="042-047 기획2.jpg"></div>   현안 해결 위한 변화된 자세 필요해   <o:p></o:p>과거가 ‘안경인’에서 ‘안경사’로 나아가고 가진 것을 인정받기 위한 싸움이었다면, 현재는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벌이는 싸움이라 정의할 수 있다. 관련해, 현재 업계의 여러 현안 중 도마 위에 가장 자주 오르는 이슈가 바로 콘택트렌즈, 안경의 온라인 판매다. 정권을 불문하고 콘택트렌즈, 안경은 규제완화 이슈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으며, e커머스 기업 등 시장 진출을 노리는 외부세력의 시도 또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불과 지난해에도 정부가 제시한 국민제안 10대 과제에도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가 올랐으며, 2021년에는 AI 가상 피팅 서비스를 내세우며 안경 온라인 판매를 허용을 꾀하는 기획재정부의 한걸음모델 이슈로 업계가 홍역을 앓았다. 또한, 근래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픽업서비스 논란까지 가세하며 온라인 판매에 대한 압박은 다각도로 점차 거세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헌법재판소에서는 안경원에서만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는 현행법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위헌법률심판이 진행 중이다. 이렇듯 온라인 판매 금지의 빗장을 풀고자 하는 시도는 형태를 바꿔가며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반목하며 분열하는 것은 업계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내부의 단합과 결집이 필수이며, 아울러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방향을 설정해 앞으로를 준비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를 도모해야만 안경사 개개인은 물론 나아가 업계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바로 전문성 향상이다. 전문성 확보는 안경사의 근간이자 핵심이며, 업권을 수호하고 나아가 확장까지 할 수 있는 무기다. 현재의 다소 부족한 환경을 개선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준비해 수준을 높인 뒤 이에 필요한 부분을 요구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안경사 제도 개선의 근거와 안경사 업무의 질적 향상에 있어 현재 안경사의 능력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능력계발은 물론 전문화교육을 통해 직무능력의 상향평준화를 이뤄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해외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의 시기능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안경사 제도 발전과 기술행위료 법제화 및 적정 인력 공급 등을 위한 기초자료와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이에 협회는 그 일환으로 전문안경사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기준 옵토메트리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기능 관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안경사를 양성하고 배출하기 위함이다.   <o:p></o:p>   <o:p></o:p>안경사 제도의 의미와 가치 되새겨야   <o:p></o:p>지금 안경업계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며 노안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디지털기기는 이미 실생활에서 분리할 수 없는 필수품목이 된 지 오래며, 황사와 미세먼지, 자외선 등 대기환경 악화로 인해 눈 보호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즉, 우리 사회는 안경사에게 단순 판매자가 아닌 안보건 전문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국민의 건강한 시생활을 확보하고 삶의 질 향상을 이끄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특화된 안보건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갖추느냐, 아니면 단순 판매자의 역할에 그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미래가 도출될 것이다. 불법광고물을 부착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도 모자라 동료들을 폄훼하거나, 현실에 안주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보건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가치를 창출한다면 그에 걸맞은 정당한 대우를 받고, 전문성을 적극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는 우리 안경사 모두가 작금의 어려움을 타파하고 동반성장 할 수 있으며, 장밋빛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도 하다. 지금 안경업계는 사회 속에서 전문가 집단으로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가격경쟁 자정과 전문성 강화에 힘쓰고, 대외적으로는 업권 보호와 안경사와 관련된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미래를 대비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일선 안경사들은 안보건 전문가로서의 마인드 확립이 우선이다. 안경원을 뒤덮은 허위·과장 광고를 거두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안경사 한명 한명이 현장에서 직접 국민을 응대하는 만큼 안경사 인식 개선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학계는 우수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안경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안경광학 교육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며, 보다 전문화·세분화된 학제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협회 또한 업권 보호와 제도 마련에 힘써야 한다. 업계의 아킬레스건인 온라인 판매 이슈를 근절하고, 안경사의 전문성 강화 및 확보를 위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관련해, 앞선 20대와 현 21대 집행부에서는 의기법 시행규칙에서 삭제됐던 필수장비 목록을 복원시켰으며, 안경사의 업무범위를 ‘시력검사’에서 ‘굴절검사’로 격상시키고,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를 할 수 있다고 명문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부의 안경‧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 추진 역시 무산시키며 업권 수호에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간 다소 불안정했던 업무영역과 법적지위에 대해 정당성을 확보하고 업권 수호와 위상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법적, 사회적으로 안경사 업권과 관련된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해나가고 있다.   <o:p></o:p>   <o:p></o:p> <div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img alt="안경사,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준비하며 변화 도모해야" src="http://koatimes.com/wysiwyg/PEG/se2_16945049392535.jpg" title="042-047 기획3.jpg"></div>   안경사 제도의 의미와 가치 되새겨야   <o:p></o:p>누구나 접근 가능했던 안경인에서 국가가 공인한 안보건 전문가인 안경사가 된 지 이제 34년이다. 그 시간 동안 업계는 얻은 것도 또한 반대로 잃은 것도 존재한다. 그 어떤 직종이라 하더라도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고 본연의 전문성을 등진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준비하며 변화해가야 한다. 안경사 스스로 의식개혁을 이룬 후 실천해야만 보다 진일보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전문인으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업계의 현안은 해결되고 숙원사업은 이뤄진다. 과거 누구나 할 수 있었던 안경인이 현재의 국가공인 안경사로 거듭났듯,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는 현재의 안경 판매자가 미래의 안보건 전문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가격경쟁에 치중한 판매자로서의 현실에 안주하느냐’ 또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인식개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느냐’ 두 가지 안 중 무엇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안경사 모두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오는 9월 19일에는 제34회 안경사의 날 행사가 진행된다. 안경사 제도 정립 34주년의 의미를 짚어보고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다. 안경사로서의 소명의식과 역할을 다시금 상기하고 단합과 상생을 강조하는 자리기도 하다. 업계를 바로 세우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는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전문성을 강화하며 미래를 준비해 앞으로의 100년, 200년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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