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안경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더 나은 안경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2022.08.10 10:45 입력

백인기 bik86@optic.or.kr

안경원의 열악한 근로환경은 오랫동안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왔다.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은 개선과 변화가 일어났다지만, 아직까지도 다수의 안경원에선 장시간 근무와 비정기적 휴무가 고착화되어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도한 근무가 안경사 개인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직업위상을 떨어뜨리며, 업계의 과당 경쟁을 유발하는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향후 업계의 안정적 발전이 어렵다고 진단한다.    <div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img alt="더 나은 안경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src="http://koatimes.com/wysiwyg/PEG/se2_16600958125785.jpg" title="이브닝라이프.jpg" style="font-family: 나눔고딕; font-size: 11pt; letter-spacing: 0pt; text-indent: 10pt;"></div>     <o:p></o:p>   <o:p></o:p>열악한 업무환경은 곧 전문성의 하락   <o:p></o:p>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체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근로시간은 164.2시간으로 집계되었다. 업종과 근로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는 주 5일 기준으로 환산할 때 주당 41.05시간으로 이제 우리 사회에 워라밸이 상당 부분 정착이 되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안경계에 있어서는 사정이 다르다. 최근 발표된 자료(김세진 외 2인,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안경원 근무환경의 변화, 한국안광학회 2022)에 따르면 안경원 평균 근로시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안경사의 88.2%가 일평균 10시간 이상 근로를 하고 있으며, 이중 44.5%는 12시간에 이르는 근로시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안경계가 최근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 개선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안정적인 업계의 발전을 위해 이에 대한 개선은 꾸준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o:p></o:p> <div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img alt="더 나은 안경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src="http://koatimes.com/wysiwyg/PEG/se2_16600958583816.jpg" title="044-049 기획_ 근무환경-2.jpg" style="font-size: 11pt; text-indent: 10pt;"></div>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안경원 운영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존재한다. 일부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한 편법적 유통행위와 불법 광고행위 등으로 일선 안경원들은 과도한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거다. 특히 이러한 구조 속에 영세한 소규모 안경원의 경우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은 단지 영업시간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더욱이 경기침체를 비롯해 최저임금과 물가 상승까지 겹쳐 정상적인 영업시간 유지만으로는 실질적인 운영비가 마련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열악한 업무환경은 업권에 오히려 독이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 특히 안경사의 전문성 하락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우선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 근로는 업무 능력 하락으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안보건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문제다. 또한 안경사의 전문가로서의 이미지가 실추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애초에 안경사는 전문학제와 국가시험을 통해 면허를 취득한 전문가로 우리 사회에 대체 불가능한 직역이다. 그런데 정작 노동강도와 업무환경이 열악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에게 직업 위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o:p></o:p>   <o:p></o:p> 인력수급난의 원인   <o:p></o:p>근로환경 개선이 시급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업계의 인력수급난으로 이어진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매해 국가면허시험을 통해 1,000명 이상의 안경사가 배출됨에도 정작 안경원의 문을 두드리는 종사자가 없는 기현상이 발생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구인 중에 있는 한 안경사의 경우 “오랫동안 구인공고를 내고 있지만 종사자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며 인력난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젊은 안경사들 사이에서 업계 기피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으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열악한 업계 근로환경이 젊은 인재의 유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o:p></o:p> <div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img alt="더 나은 안경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src="http://koatimes.com/wysiwyg/PEG/se2_16600958773669.jpg" title="044-049 기획_ 근무환경-3.jpg" style="font-size: 11pt; text-indent: 10pt;"></div>   특히 개인의 삶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MZ세대 안경사에게 하루 평균 13시간, 주 7일 근무, 비정기적 휴무 등이 관습화된 안경원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근무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도권 소재의 초년차 안경사는 “높은 근로강도로 이직을 고민 중에 있다”며 “주5일제가 보장되는 안과병원이나 타직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답답한 근로현실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짧은 종사자 정년 현실도 이들의 안경원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오랜 경력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 왔음에도 일정 연령대가 되었을 때 개설을 하지 못하면 종사자로 남기 어려운 선배들의 사례를 보며 미래에 희망을 거는 이들은 많지 않다는 거다. 관련해 업계의 다수는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전문성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 업무환경 조성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근로시간 단축과 휴무제의 안착, 근로 복지 구축 등을 통해 젊은 인재로 하여금 가고 싶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애초에 인재 없이는 업권의 미래도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반드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   <o:p></o:p>   <o:p></o:p>근무환경 개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경쟁력   <o:p></o:p>   <o:p></o:p>물론 근무환경의 개선은 단순히 개인 차원을 넘어 업권 전체의 노력이 병행될 때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다. 단적으로 업계 다수를 차지하는 소규모 안경원이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안정적 자립이 이뤄져야 하며, 일부 대형체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가격파괴 등의 과당 경쟁 문제 해결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문제다. 이에 협회는 법무팀을 통해 유통질서 문란 행위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단행하고 있으며, 정책개발위원회를 주축으로 기술료 청구 안착을 통해 안경원의 수익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는 등 일선 안경원의 안정적인 경쟁 체제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저녁 8시 폐원을 권장하는 ‘이브닝 라이프’ 캠페인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뤄 안경사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업계문화 조성을 일궈나가고 있다. 하지만 협회의 노력 이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선 안경사들의 결단이다. 결국 안경원을 운영하는 주체인 안경사들의 동참 없이는 그 어떤 업계의 변화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o:p></o:p>사실 많은 안경사들이 근무환경 개선을 공감하면서도 동참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안경원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관점을 바꾼다면 근로환경 개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경쟁력이 될 여지가 높다. 앞서 언급했듯 초년 차의 이탈률 심화로 종사자 확보가 어려운 게 지금의 업계 상황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할 때 적정 수준의 근무환경과 복지수준을 유지한다면 그만큼 문을 두드리는 종사자 또한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더욱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근무시간 단축은 불필요한 지출과 노력을 줄이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이브닝 라이프에 참여한 안경사들은 단축근무 시행에도 매출 하락이나 고객 이탈이 전혀 없었다고 언급한다. 오히려 불필요한 인력 운용과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는 게 대다수의 평이다. 더불어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도 근무환경 개선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가치소비와 프리미엄 서비스가 중요한 소비니즈로 떠오른 지금,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전문성은 안경사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이라 볼 수 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양질의 안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개인 시간을 통해 학술 연마와 기술 습득, 소비니즈 분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하는 것은 안경원의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o:p></o:p>   <o:p></o:p><img alt="더 나은 안경계, 근무환경 개선으로부터" src="http://koatimes.com/wysiwyg/PEG/se2_16600958918441.jpg" title="044-049 기획_ 근무환경-4.jpg"> <div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 </div>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을 때   <o:p></o:p>당연히 근무환경 개선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껏 유지해온 근무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어렵거니와 주변의 다른 안경원 보다 먼저 셔터를 내린다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안경사의 경쟁력은 영업시간이 아닌 전문성과 업무의 효율성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안경원의 발전을 위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안경사는 단순히 공산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눈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역할을 맡는 전문 직역이다.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져 가는 지금 그 격에 걸맞은 근무 환경은 반드시 보장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김종석 협회장은 “근무시간 단축과 정기휴무를 실행한다면 안경사 개인은 물론 업계의 미래에도 엄청난 변화가 생겨날 것”이라며 “우리가 준 의료행위서의 가치를 담는다면 지금 현재의 고객 숫자만으로도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다”고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안경사의 가치와 업권은 안경사 스스로가 먼저 존중할 때 발전할 수 있음을 주지하고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에 모두 동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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