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업계 유통구조가 휘청인다

안경업계 유통구조가 휘청인다: 안경원-유통업체의 올바른 거래문화 확립돼야; 2016.08.12 13:05 입력

김정수 기자 ash@optic.or.kr

안경 판매처가 인터넷, 백화점, 홈쇼핑 등으로 다각화 되면서 안경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안경원에서는 렌즈만 교체하거나 피팅과 수리만 받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안경원 고객의 이탈은 업계의 유통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통업체의 제1 고객은 안경원으로, 그간 도매인 유통업체와 소매인 안경원은 서로 상생하며 동반성장 해왔다. 그러나 업계의 뿌리 깊은 관행과 여러 악재가 겹치며, 한 배를 탄 채 동상이몽(同床異夢)하고 있는 것이다.  <div align="center" style="text-align: center;"></div>  <o:p></o:p>  <o:p></o:p>업체 “결제 미루기” vs 안경원 “관리 소홀”  <o:p></o:p>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안경업소의 개설등록 등)를 보면 ‘①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을 조제하거나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소(이하 “안경업소”라 한다)를 개설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안경사만이 안경 판매가 가능하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현재 안경테 자체는 공산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때문에 시력보정용이 아닌 무도수 안경테라면 안경사가 아닌 일반인도 판매가 가능한 것이 현행법의 허점이다. 그렇다보니 인터넷, 백화점, 홈쇼핑, 마트, 심지어 시장에서도 무도수 안경테를 팔 수 있는 것이다.   <o:p></o:p>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유통채널 다각화는 호재일 뿐만 아니라, 거래처로 안경원보다 타 채널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왜 안경원이 아닌 타 거래처로 눈을 돌리는 걸까. 이에 대해 업체들은 업계의 관행인 결제 문제를 꼽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안경원의 결제 미루기는 업계의 큰 폐단”이라며, “월세, 인건비, 세금을 다 내고 여유가 있으면 물품결제를 한다. 판매가 안 되면 반품하는 경우도 많다. 제때 결제만 된다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위탁과 외상으로 진행되던 관행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업체 입장에서는 안경원은 타 거래처에 비해 거래가 힘든 고객이다. 우선 결제가 바로 이루어지지 않고, 일부 안경사들의 과도한 반품 및 A/S 요청, 소량주문 등의 문제가 고착화 되어 있다. 반면 다른 거래처들은 안경원에 비해 결제와 거래가 쉬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이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o:p></o:p>그러나 안경원도 할 말은 있다. 한 안경사는 “결제를 완료하면 영업사원이 잘 방문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반품, A/S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큰 문제”라고 전했다. 또한 초도 결제 후 약속된 상권보호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관련하여 한 안경사는 “초도 500만원 결제 후 거래를 시작했으나, 영업사원이 몇 번 방문하더니 발길을 끊었다. 2년 넘게 방문하지 않더니, 거래를 지속하려면 500만원을 선입금 하거나 아니면 정리하라고 하더라. 게다가 옆 안경원에 제품 공급까지 했다. 상도덕이라고는 없는 게 아닌가”라고 원성을 높였다. 결제 완료 후 업체의 파산이나 부도 등에 따른 대비책이 없다는 것도 안경원이 결제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014년에 한 안경테 업체의 갑작스런 파산에 많은 안경원이 혼란을 겪었다. 해당 업체와 거래했던 한 안경사는 “수년 간 거래한 회사와 영업사원을 믿고 결제를 완불했다. 그런데 회사가 재고처리나 반품, A/S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하루아침에 폐업을 해버렸다. 이렇다보니 완불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o:p></o:p>업체는 결제 미루기와 과도한 반품, A/S 요청에 타 거래처나 직영으로 눈을 돌리고, 안경원은 관리 소홀과 업체 파산 시 피해를 우려해 결제를 미루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업체와 안경원 서로 간의 입장 차이로 골이 깊어지고 있는 사이, 타 유통채널은 그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판매는 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 행위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안경원이 입고 있다.  <o:p></o:p>  <img alt="안경업계 유통구조가 휘청인다" width="" title="161923%2Ejpg" src="http://www.optic.or.kr/data/board/pds/KNEditor2_Pds/161923.jpg"><div align="center" style="text-align: center;"></div>  <o:p></o:p>구매는 홈쇼핑에서, 피팅은 안경원에서?   <o:p></o:p>안경은 단순히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 개개인의 눈에 맞는 검안과 피팅이 반드시 시행돼야 하며, A/S 역시 구매처인 안경원에서 안경사와 상담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업체와 안경원이 갈등하는 사이, 소비자들은 점차 구입은 인터넷, 백화점, 홈쇼핑 등에서, 피팅이나 수리는 안경원에서 요구하고 있다. 안경사 고유의 영역인 피팅이 불가한 타 판매처들이 ‘피팅은 안경원에서 하면 된다’는 무책임한 언행을 서슴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한 안경사는 “안경원에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은 손님이다. 그런데 면세점에서 우리 안경원에 가면 수리해줄 거라고 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o:p></o:p>관련하여 지난 6월 18일 C홈쇼핑에서 선글라스 판매 방송 중 ‘피팅은 안경원에서 받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협회는 해당 홈쇼핑 업체에 공문을 통해 안경사의 전문영역에는 조제·가공·피팅이 있음을 명시하고, 사과·정정 방송 및 추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교육을 할 것을 요청했다. C홈쇼핑은 답변서를 통해 해당 방송에 대해 사과하고 추후 실수가 없도록 사전협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6월 25일 공식 사과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협회는 C홈쇼핑 외 기타 5개 홈쇼핑 업체에도 관련 공문을 보내 추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으며, 위와 같은 사건을 비롯해 안경사의 전문성을 침해하는 행위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o:p></o:p><img alt="안경업계 유통구조가 휘청인다" width="" title="161950%2Ejpg" src="http://www.optic.or.kr/data/board/pds/KNEditor2_Pds/161950.jpg">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과 상생이 필요해  <o:p></o:p>안경원과 업체의 뿌리 깊은 갈등을 해결하고, 유통환경 변화에 대처할 방안은 없을까. 그간 안경원과 업체의 원만한 계약과 이행을 위한 문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업계의 올바른 거래문화를 확립하고, 불필요한 다툼을 없애기 위해서 상호 합의에 작성한 계약서는 필수다. 이에 협회는 최근 ‘상품거래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배포한 바 있다. 상품거래 표준계약서는 제조 및 공급자와 판매자 간에 상품을 계속적으로 거래하기 위하여 신의성실로써 거래에 대한 사항을 준수할 것을 약정하는 문서로, 상품 공급부터 물품인수 및 검수를 거쳐 대금의 지급과 공급 물품의 이상 발생에 대한 처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항들이 포함됐다. 이는 안경원과 업체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불공정한 내용의 계약이 통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o:p></o:p>안경원과 업체가 상호 파트너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할 때 안경업계가 발전한다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위 계약서를 통해, 안경원은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제품의 문제발생 시 해결방법 및 A/S, 재고 처리에 대해 정확하게 기재하고, 업체는 결제방식에 대해 명시화 하여 서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또한 타 판매처에서 안경을 구입한 소비자 응대 시에도 현실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조제기술료(조제가공비, 피팅비, 검사비) 정착화가 그것이다. 조제기술료는 안경사의 전문성에 기반한 당연한 청구비용으로, 협회는 조제기술료 수가 설정에 대한 논의를 거듭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이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더불어 안경테 의료기기화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안경테가 의료기기로 지정된다면, 비전문가의 무분별한 안경 판매를 봉쇄하고 국민안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안경사의 자발적인 참여다. 상품거래 계약서 작성, 조제기술료 정착화, 안경테 의료기기화 등 업계 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만 상생을 바탕으로 업계 발전을 이룩하고, 점차 떠나가고 있는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아올 수 있다.   <o:p></o:p>TIP! ‘상품거래 표준계약서’ 양식 다운로드   <o:p></o:p>(사)대한안경사협회 홈페이지(<a href="http://www.optic.or.kr)/">www.optic.or.kr)</a> · 참여마당 > 안경사 사랑방· 참여마당 > 자주 묻는 질문들· 교육마당 > 자료실  <o:p></o:p>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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